왕과 사는 남자', 개봉 12일 만에 200만 관객 돌파…설 연휴 장악한 흥행 질주
배우 유해진과 박지훈이 호흡을 맞춘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 질주를 이어가며 200만 관객 고지를 넘어섰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2월 15일 오후 기준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월 4일에 개봉한 지 불과 12일 만의 기록으로, 설날 연휴(10~12일) 기간 강력한 흥행력을 발휘한 결과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며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내용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돌풍은 설 연휴를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영화는 개봉 첫 주말인 7~9일 동안 약 80만 명의 관객을 모았으나, 설 연휴가 시작된 10일부터는 일일 관객 수가 크게 상승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특히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에는 단 하루에만 약 3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다. 이 같은 추세로 인해 개봉 후 약 일주일 만인 지난주 중순께 눈앞에 두었던 150만 관객 돌파를 가볍게 넘어서며, 이번 주 초반에 이미 200만 명의 벽을 허물게 된 것이다.
이번 성공은 배우 유해진과 박지훈이라는 강력한 캐스팅 시너지에 힘입은 바 크다. 극중 왕(박지훈 분)과 왕을 모시는 내시(유해진 분) 사이의 특별한 동거 생활을 그린 이 작품은 두 배우의 탄탄한 연기력과 호흡으로 무게감 있는 스토리를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미생', '비밀의 숲' 등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의 각본이 더해져 깊이 있는 서사와 캐릭터 묘사로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감독을 맡은 장항준 감독의 성공적인 복귀도 주요 화제다. 장 감독은 지난 2015년 개봉해 전국 약 26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행복한 말티즈' 이후 약 9년 만에 장편 극영화로 돌아왔다. 전작에서 보여준 세밀한 인간 심리 묘사와 유머 감각이 '왕과 사는 남자'에서도 조화를 이루며 자신만의 필력을 재확인시켰다는 평이다.
배경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은 최근 한국 영화계가 경험한 일련의 침체기를 뚫고 나온 의미 있는 성적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산 영화의 시장 점유율 회복이 더딘 가운데, 올해 초까지도 대형 해외 블록버스터에 밀리는 양상이 지속됐다. 이러한 환경에서 순수 국산 코미디 드라마 장르의 작품이 단기간 내에 확실한 흥행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제작계와 배급사에 큰 고무제가 되고 있다.
특히 역사적 배경을 차용했지만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퓨전 사극'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과거 한국 영화에서 왕실이나 역사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대부분 정통 사극이나 블록버스터 액션물에 치중해왔다. 반면 '왕과 사는 남자'는 왕이라는 존재와 평범한 인간(내시)의 일상을 코믹하면서도 진정성 있게 그려내 기존 장르의 틀을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에도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입소문 중심의 꾸준한 관람 열기가 예상되며, 다음 주말까지 누적 관객 수가 300만 명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는 한국 코미디 드라마 장르에서 매우 견고한 성적으로, 최종 목표치를 상향 조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더 나아가 이번 성공은 향후 국산 중저예산 영화 제작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형 IP나 특수효과에 의존하기보다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력 있는 배우들의 호흡으로 승부하는 전통적인 한국 영화 제작 방식의 효용성을 재확인시켰기 때문이다. 극장 관계자는 "단순 웃음을 넘어선 인간 내면의 이야기에 대한 관객들의 갈증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비슷한 컨셉이나 완성도를 갖춘 작품들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객 입장에서는 다양한 선택지 중에서 국내 작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할리우드 대작들과 맞서 자국 영화가 충분히 경쟁력 있을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앞으로 개봉할 다수의 한국 영화들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일부에서는 역사적 사실과 허구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논란 가능성을 지적하며 향후 문화적 해석에 대한 논쟁이 생길 수도 있음을 우려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