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 제재 해제시 핵협상 양보 가능성 시사…美 군사작전 대비와 정권 교체론 병존
이란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가 이루어질 경우 핵협상(JCPOA) 타결을 위한 양보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시사하며 협상 공을 미국 측으로 돌렸다. 이와 동시에 미국은 이란의 핵시설 및 정권 심장부를 표적으로 한 군사 작전 준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망명한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현 정권 교체를 지원해 줄 것을 호소하는 등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복합적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주요 내용
이란 당국은 2월 15일(현지 시간)을 전후해 미국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이란 측 대변인은 "핵협상(JCPOA) 타결을 위한 공은 현재 완전히 미국 측에 있다"며 "미국이 제재 해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 테이블에 나설 경우, 우리는 협상 타결을 위한 필요한 양보를 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지난 몇 년간 교착 상태에 빠졌던 핵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한 이란의 공식적 입장 변화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양보'의 내용은 명시되지 않았으나, 농축 우라늄 순도나 재고량 감축,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협력 수준과 관련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이러한 외교적 메시지와는 별개로 군사적 긴장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군은 이란의 핵시설뿐만 아니라 정권의 심장부까지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대규모 군사 작전 계획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작전은 공중 폭격과 표적 타격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시나리오로, 최근 이란이 보여준 지역 내 대리무장단체 지원 확대 및 원자력 활동 가속화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지형에서는 망명 중인 이란의 마지막 샤(왕) 모하마드 레자 팔라비의 아들인 레자 팔라비 전 왕세자가 미 정치권을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공개 인터뷰에서 "이슬람공화국 체제를 끝내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적인 이란 수립을 위해 도와주길 간청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현 정권이 국민의 지지를 잃었으며 변화의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배경
2015년 체결된 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는 이란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대신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일방적으로 협정에서 탈퇴하고 '최대 압박' 제재를 재개하면서 협정은 사실상 무너졌다.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初期 협상 재개 움직임이 있었으나, 이란의 우라늄 고도농축 재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역학 관계 변화 속에서 진전 없이 표류해왔다.
현재 이란 경제는 장기간의 미국 주도 금융·석유 수출 제재로 인해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것이 정권 내부에서 협상을 통한 제재 해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미국 내에서는 특히 공화당을 중심으로 제재 유지 및 강화론이 강하고, 어떠한 형태의 양보도 이익이라 간주되는 협정 재개에 대해 극도의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레자 팔라비 전 왕세자의 발언은 이런 미국 내 정치적 분위기를 활용해 현 정권 교체를 외부에서 촉진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향후 전망
앞으로 몇 주 안에 향후 일정이 결정될 예정인 JCPOA 관련 회담에서 미국과 이란이 얼마나 실질적인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제재 해제라는 명확한 대가 없이는 핵 프로그램 축소로 돌아서기 어렵다고 보고 있으며, 바이든 행정부도 의회와 동맹국의 반발 없이는 제재를 완화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적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상존하지만, 양측 모두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봉쇄와 위기 관리 차원의 소규모 충돐 또는 사이버 공방으로 위기가 분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레자 팔라비 전 왕세자의 호소가 즉각적인 정권 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이란 내부의 반정부 감정과 디아스포라 세력을 규합하는 상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국제 사회, 특히 한국과 같은 중동 산유국들과 밀접한 경제 관계를 가진 국가들에게는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협상 성공 및 제재 해제는 세계 석유 시장 안정화와 한국 기업들의 현지 사업 재개 기회를 열 수 있으나, 협상 결렬과 군사적 충돐 심화는 원유 가격 급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험으로 인해 에너지 안보와 물류 체인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