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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이걸 항소?" 3만원 절도 방조 무죄 선고…'소액 범죄 기소 적정성' 논란

트렌드 뉴스 | 2026년 2월 15일 오전 09:44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김모)는 최근 3만원 상당의 옷을 훔치는 것을 도왔다는 '절도 방조' 혐의로 기소된 A(30대)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심리 과정에서 "이런 사건이 항소심까지 올 기소거리가 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해졌다. 검찰은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A씨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자, 오히려 공소장을 변경해 징역형을 구형했으나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은 미미한 금액의 범죄에 대한 검찰의 강경한 기소와 공격적 항소가 오히려 사법 자원 낭비와 피고인의 불필요한 소송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내용

이번 사건의 쟁점은 약 3만원 상당의 의류를 훔친 공범행위를 A씨가 방조했는지 여부였다. 1심 법원은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당시 A씨의 행위가 절도의 실행에 직접적으로 이용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검찰이 피고인의 항소에 맞서 공소장까지 변경하며 형을 강화하려 한 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동시에 다른 법정에서는 정반대의 엄벌 원칙이 강조되는 사건이 진행 중이다. '이상민 징역 7년' 선고로 알려진 류경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최근 다른 내란 음모 사건 공판에서 "내란은 국가 체제를 뒤흔드는 중대 범죄"라며 "가담자에 대한 엄벌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류 부장판사는 헌정 질서 파괴 범죄에 대해서는 철저한 법 적용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현직 B 판사는 최근 한 법률 세미나에서 '재판소원' 제도의 남용 가능성을 경계하는 발언을 했다. 재판소원은 조선 시대에도 존재했던 제도로, 당事者가 판결 결과에 불복하면 다른 관아에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했으나, 이로 인해 '소송지옥'이 펼쳐지는 폐단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B 판사는 현행 민사·행정 소송에서도 과도한 재심과 소제기 남발로 유사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배경

검찰의 소액 범죄 기소와 관련해선 그동안 비슷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법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형사절차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인 만큼, 그 적용에는 '비례성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의식이 널리 퍼져 있다. 특히 피해 금액이 적거나 사회적 위해성이 미미한 경우, 기소 유예나 약식 명령 등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건을 정식 공판으로 끌고 가는 것이 과연 정의 실현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성찰이 지속되어 온 것이다.

반면, 류경진 부장판사의 엄벌론은 헌정 파괴 범죄라는 특수성에서 비롯된다. 대법원 역시 과거 내란·외환 죄와 같은 국가 존립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양형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온 역사가 있다. 이는 사회 질서의 근본을 위협하는 행위와 개인 간의 소액 분쟁을 법리가 다르게 접근해야 함을 보여준다. 한편, '재판지옥' 논란은 한국 사회의 소송 과잉 현상과 연결된다. OECD 국가 중 상위권인 한국의 인구 대비 법률가 수 증가와 함께 분쟁 해결 방식으로 소송이 점차 일반화되면서, 사법 시스템의 효율성과 최종적 판결 확정성 문제가 새삼 조명받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 3만원 절도 방조 무죄 판결이 검찰에게 '기소 적정성' 재검토를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특히 피해 규모가 작거나 증명책임 수행에 애로사항이 예상되는 마약류 밀반입 신병 등의 단순 운반 역할(일명 '짐꾼') 사건 등에서 검찰의 기솟권 행사가 더욱 신중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한정된 사법 자원을 더 중대한 범죄 수사와 재판에 집중시키려는 흐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류경진 부장판사의 발언은 앞으로 있을 내란 관련 사건들의 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중대 범죄들에 대한 사법부의 원칙적 입장이 명확히 제시됨으로써, 유사 시 법 적용 기준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B 판사의 '재판지옥' 경고는 입법부와 사법 당국으로 하여금 재심 및 재항고 요건 강화, 조정·중재 제도 활성화 등 소송 외 분쟁 해결 채널 확대 정책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도록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시민에게 주는 함의 또한 크다. 먼저, 아무리 작은 혐의라도 검찰에 기소되면 장기간의 소송 피로감과 사회적 낙인이 따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반대로 국가적 중대 사안에서는 개인의 정치적 의견 표출이라도 법률적 경계선을 넘어설 경우 예상보다 무거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이번 논쟁들은 모두 '비례성'과 '효율성', 그리고 '사회적 정의 실현'이라는 서로 긴장 관계에 있는 가치들을 어떻게 조화롭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법치주의 사회의 지속적인 고민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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