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올림픽 독점 중계, 지상파와 '영상 제공' 갈등과 '생중계 패싱' 논란까지
종합편성채널 JTBC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의 독점 중계권을 획득한 가운데, 기존 지상파 방송사들과의 마찰이 공개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JTBC는 2월 15일 지상파 방송사들이 올림픽 보도를 소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으며, 이에 대해 지상파 측은 JTBC로부터 충분한 영상을 제공받지 못했다고 맞섰다. 더불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최가온 선수가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을 따낸 역사적 순간의 생중계를 다른 프로그램 편성으로 인해 패싱한 결정도 시청자들의 강한 비판을 사며 복합적인 논란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요 내용
JTBC 관계자는 2월 15일 "지상파 방송사들이 올림픽 관련 보도를 매우 소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뉴스 시간대에 올림픽 하이라이트 영상을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며, 국민적 관심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주요 지상파 방송사 MBC 측은 강력하게 반박했다. MBC 관계자는 "JTBC로부터 하루에 고작 4분 분량의 영상만 제공받고 있다"며 "이는 뉴스 한 편 구성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과거 지상파가 중계권을 가졌을 때는 타 매체에 하루 수십 분 분량의 영상을 넉넉히 제공했던 것과 대비된다"고 덧붙여 갈등의 초점이 '영상 제공 조건'에 있음을 시사했다.
논란은 중계 편성 문제로도 이어졌다.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 소식이었던 2월 14일(현지시각) 최가온 선수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는 JTBC에서 생중계되지 않았다. 당시 해당 시간대에는 예정된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이 방송됐다. 이에 대해 JTBC는 "시청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고려해 편성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많은 스포츠 팬과 시청자들은 역사적인 순간을 놓친 데 대한 실망과 의아함을 표출하며 SNS 등을 통해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배경
이번 갈등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국내 올림픽 중계 환경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KBS, MBS, SBS 등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중계권을 획득해 '지상파 독점' 체제가 유지됐다. 이 체제 아래서 지상파는 뉴스 등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유롭게 올림픽 영상을 활용할 수 있었고, 타 캐블 및 종편 채널에도 일정량의 영상을 제공하는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2026 동계올림픽부터 이러한 구도가 무너졌다. JTBC가 약 3500억 원에 달하는 독점 중계권을 단독 계약하면서, 국내 스포츠 미디어 시장에 파격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중계 채널이 바뀌는 것을 넘어, 관련 영상의 활용과 보도 권한까지 재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JTBC는 "영상 제공에 관한 제약은 새로운 규정이 아닌, 과거 지상파가 타사에 제공하던 조건과 같은 선례를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정당화하고 있다.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방송사 간 다툼을 넘어, 거대 스포츠 이벤트의 미디어 권리 관리와 공공성 문제를 고민해야 할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미디어 평론가는 "독점권자가 공적 가치가极高的 올림픽 콘텐츠를 어떻게 배포하고 접근성을 보장할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사회적 합의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IOC(국제올림픽위원회)나 국내 스포츠 당국이 중계권 계약 시 최소한의 보도 권한 보장 조항 등을 도입할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
소비자인 시청자 입장에서는 선택지 증가라는 기대와 함께 새로운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다. 특정 채널에 종속됨에 따라 기존 시청 습관이 깨지고, 중요한 경기를 놓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또한, 각 방송사의 자체 편성 의지와 상업적 이해관계가 국민적 관심사를 얼마나 반영할지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이번 논란은 포괄적 중계권 계약이 단순히 '누가 방송하느냐'를 넘어 '국민에게 어떻게 잘 전달되느냐'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산업 내 성숙된 논의와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시점임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