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공영방송, 동계올림픽 중계서 한국 선수 국적 연속 오류…"중국 선수"로 소개 논란
캐나다 공영방송(CBC)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중계 과정에서 한국 선수들의 국적을 연속으로 오보하는 중대한 방송 오류를 범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CBC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 출전한 김연경(19) 선수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 참가한 이규혁(25) 선수를 차례로 중국(China) 선수로 잘못 표기하고 음성으로도 소개했다. 이들 선수의 경기 유니폼에는 뚜렷이 태극기가 부착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오류로, 시청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주요 내용
CBC의 첫 번째 오류는 한국 시간으로 2월 14일 새벽(현지 시간 13일)에 진행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중계에서 발생했다. 김연경 선수가 경기를 시작할 때 방송 화면 좌측 상단에 선수 정보가 떴는데, 국적이 'CHN'(China)으로 잘못 표기됐다. 더욱 문제는 해설자가 "차이나의 킴(Yeon-kyung Kim)"이라고 음성으로까지 소개한 점이다. 김연경 선수의 유니폼 왼쪽 가슴에는 태극기가 크게 부착된 상태였다.
두 번째 오류는 약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2월 15일 오후(현지 시간 기준)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재연됐다. 이규혁 선수가 레이스를 시작하기 전, CBC 화면에는 다시 'CHN' 국적 표기가 등장했다. 이규혁 선수의 경기복에도 태극기가 부착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실수가 반복된 것이다.
이러한 연속적인 오보에 대해 한국의 문화·역사 활동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서 교수는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CBC에 강력 항의 메일을 보냈다"며 "공식 사과와 시정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태극기를 달고 있는데 중국 선수라고 하는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심각한 무시"라고 지적하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현재 CBC 측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배경
국제 스포츠 중계에서 국가 표기 오류는 간헐적으로 발생해왔지만,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짧은 시간 내 연속해서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올림픽 같은 글로벌 메가 스포츠 이벤트에서는 각국의 시청률이 매우 높고 국가 정체성이 강하게 부각되는 만큼, 이러한 오류는 정치·문화적 민감성을 증폭시킨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존재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당시 일부 외국 방송사가 한국 선수의 국적을 일본으로 잘못 표기하는 실수를 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대회에서 같은 국가(이번 경우 중국)로의 반복적인 오보는 그 빈도와 맥락에서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오류가 단순한 제작진의 정보 혼선을 넘어선다는 지적을 한다. 특히 피겨와 스피드스케이팅은 한국이 강세를 보이는 전통적인 종목이며, 김연경·이규혁 선수는 각 종목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스타라는 점에서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실수로 받아들여진다. 일부 분석에서는 아시아인 선수에 대한 편견이나 식별력 부재에서 비롯된 '레이싱(인종 구분 못하기)' 현상의 일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향후 전망
CBC가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공영방송으로서 공식 사과와 함께 내부 제작 매뉴얼 점검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적절한 사과와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논란은 더욱 확대되어 한-캐나다 양국 간 문화 외교 마찰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향후 올림픽 중계를 앞둔 다른 글로벌 방송사들에게도 경각심을 주는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방송협회 등 관련 기관을 통해 국가 및 선수 정보 확인 프로토콜을 더욱 엄격히 할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
국내 독자 및 한인 사회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해외에서 열리는 주요 스포츠 행사를 시청할 때 우리나라의 위상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반복된다면, 이를 계기로 해외 미디어에 대한 모니터링과 문화 교정 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경덕 교수의 신속한 대응처럼 디지털 시대에는 개인이나 단체도 글로벌 미디어의 오류를 바로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글로벌 미디어 시대에 국가 정체성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단순 기술적 오류로 치부하기엔 그 파장이 크며, 앞으로 모든 국제 행사 중계에서 문화적 감수성과 정확성을 갖춘 콘텐츠 제작이 필수적임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